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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또 깼다 자다를 반복했다.
개현욱도 잠자고 있어서 나 마저 자면 바라나시에 못내릴것 같아서 잠이 오지 않는다. 바라나시에 대충 아침 9시에서 10시 정도에 도착인데 자꾸 깨다보니 잠이 안온다. 그냥 있어야 될 듯 싶다. 자리에 앉아 창 밖을 바라 보았다. 이름도 모를 시골역에 계속 정차할때 마다 바뀌는 풍경들,아름다운 풍경들 역시 여행은 가이드북에 나온 곳들보다 이름모를 그곳들이 더욱 강한 매력을 주는것 같다.



 
<< 새벽에 일어나 제일 먼저 차가운 새벽공기를 마시며 담배 한대, 기차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는 것이 인도기차여행에서 가장 큰 재미중에 하나였다. >>


열차는 긴 연착을 반복, 결국 오후1시가 되어서야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열차안에서 현욱이와 논의 하기를 일단 꼴까따까지 들어갔다가 뿌리로 가기로 했다. 별수가 없었다. 바라나시에서 뿌리가는 열차는 금요일에나 있는데 바라나시에서 계속 시간때우기보다는 차라리 새로운 도시를 가는것이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라나시에 도착해서 기차에서 만난 일본여자에게 여행자거리인 고돌리아까지 대충 릭샤비가 얼만지 알려주고는 헤어졌다. 그리고 현욱이와 나는 기차표 예약 사무실로 들어갔다. 역시나 모든게 그대로다, 할아버지 역무원, 실내장식. 그 며칠 짧은기간동안 뭐가 바뀌었겠냐마는 그냥 신기했다.



바라나시-꼴까따행 기차표, 꼴까따-뿌리행 기차표 두개를 끊고는 익숙하게 싸이클릭샤를 잡아타고 고돌리아사거리로 왔다. 저번에 왔을적에는 이슬람교 행사로 안에까지 들어갈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릭샤를 타고 깊숙히 가트근처까지 이동했다. 내리자마자 누군가 아는척해서 봤더니 마리화나 또라이녀석이다. 이 녀석 생각보다 유명한 놈이다. 바라나시에 갔다온 사람이라면 이 녀석이 부르는 노래 한번 불러주면 ' 아 그놈! ' 할 정도다.

그녀석이 부르는 노래는 다음과 같다. " 마리화나 마리화나~ 하시시 하시시~ " 이게 멜로디가 있다 엄청 웃긴다. 하는 일없이 건들건들 재밌는 녀석이다. 어쨌든 그와 오랜만에 반갑게 얘기를 하고 숙소를 잡기 위해 골목길 안으로 들어갔다.

숙소를 어디서 묵을까 고민하다가 바바게스트하우스에 묵을려고 익숙하게 바라나시 골목길을 헤치고 가는데 그만! 쉬바게스트하우스 형제들을 만났다.날 한번에 알아보는 그들, 반갑긴 반가웠다. 별수 있나. 이들을 외면할수 없어 나와 현욱이는 그냥 쉬바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갔다. 현욱이보고 방보라고 하고 난 수다를 떨었다. 나보고 숄 다시 돌려달라고 하는 것이다. 난 웃으면서 니가 준거니가 못준다고 가볍게 쌩까줬다.

현욱이가 의외로 방이 맘에든다고 해서 그냥 쉬바게스트하우스로 숙소를 결정했다. 짐을 풀어놓고는 샨티로 돈까스를 먹으로 갔다. 한국사람들로 한가득이다. 저마다 자신의 여행담을 얘기하느라 정신들이 없다. 여행자들이 모이게 되면 각자 나름의 모험담을 조금은 부풀려 이래저래 늘어놓고는 하는데 그런걸 듣는것도 꽤나 잼있다.

옆에서 여행담을 거나하게 늘어놓는 사람을 보며, 난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도 가져본다. 샨티 역시나 엄청나게 오랜 시간을 기다려 돈까스를 먹었다. 그리고 가트로 향했다. 가트에서는 크리켓 사기를 치려던 꼬마역시 나를 알아본다. 바라나시 마치 동네 놀러온 느낌이다. 다 아는 사람들이고 다 알아보니, 현욱이 녀석 옆에서 신기한듯 날 본다.



화장터를 보러 갔다가 오는 길에 배나 오랜만에 타볼까 하고 가트변에 앉아있던 한국여자 두명에게 같이 쉐어하자고 얘기를 나누고 가는데 애둘태우고 힘겹게 노젖던 뱃사공이 날 또 알아보고 다가온다. 정말 대박, 계속 아는 사람들 만나니 너무 웃긴다. 그는 아예 흥정할 생각도 못하고 내가 부르는 가격 그대로 해서 타기로 했다.



1 시간동안 배를 타고 노는데 한국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배 한시간에 얼마인지 묻길래 갈켜줬더니 전부다 심하게 사기당한모양이다. 현욱이녀석은 즐거웠던지 비웃었다. 난 그런 현욱이를 보며 생각했다. ' 너도 임마 나 없었으면 똑같이 당했어..' 여행 초반의 어리버리함 그러면서 많이 당하고 이런 것들을 애초 공항에서부터 데리로 나가서 한번도 겪어본적 없는 현욱이 녀석은 기고만장 그 자체였다.

어리버리하면서 좀 당하고 이러면서 배워나가고 몸으로 체득해야되는데 여행왔을때부터 어줍잖은 인터넷에서 들은 얘기들로 오히려 먼저 와있던 날 훈계할 정도로 거만한 녀석인데, 하물며 이제 인도 조금 머물어서 파악하고 나니 얼마나 거만한지 옆에서 듣기에 너무 웃겼다. 재밌는 녀석이다.

어쨌든 배를 타고 내리는데 몇푼안되는 돈으로 현욱이녀석과 말다툼을 했다. 나의 계산 착오여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화를 풀어줄려고 해도 소심한 A형인 녀석은 꿍해있다. 어쨌든 한참을 말없이 가트를 따라 걸어서 메인가트인 다샤스와메드 가트로 가니 저녁6시면 하는 힌두 예배의식을 하고 있다. 거기서 또 뿌자를 파는 소녀 '라라'를 보았다. 그녀도 날 알아보고 반가워하는데 그녀를 보고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 다투고 난 후에 찍은 사진 >>

<< 여전히 사람들로 한가득 >>

난 내가 바라나시를 떠나고 나면 모든게 사라질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엽서에나 나오는 그런곳인것 마냥 말이다.하지만 모든건 그대로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계속 살아가고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것이 정말 새롭게 다가왔다. 그들은 민속촌이나 관광지의 직원이 아니라, 그저 그들의 삶을 계속 열심히 살아가는 한사람한사람의 인간이었던 것을 나는 잠시 잊고 있었다.

잠시 구경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서 저녁식사로 이루따끼야(감자전)를 사먹고 스위트도 사서 먹고 인터넷을 또 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왔다. 현욱이와 꼴까따 일정에 대해 얘기를 하고 꼴까따 가면 어디를 구경할지 의논을 해보았다. 어차피 가게 된 것 제대로 즐겨야될것이 아닌가, 저녁식사를 부실하게 먹었더니 금방 배가 고파져 쉬바게스트하우스 옥상으로 올라가 저녁을 먹기로 했다. G.H(게스트하우스)주인 형제들이랑 한국음식에 대해 애기를 했다.

형제들은 옆에 바바게스트하우스에서 한국음식을 하기때문에 언제나 파리를 날리는 자신들의 입장을 생각해서인지 많이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들은 이제 곧 자기네도 한국음식을 만들꺼라고 얘기하면서 우리에게 한국음식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가 뭐가 있는 알려달라고 하는데 그들이 이미 짜놓은 메뉴에도 충분한 한국음식들이 있었다. 중요한건 맛이었다. 하지만 계속 더 좋은 메뉴가 있으면 알려달라기에 생각한 끝에 삼겹살을 갈켜주었다.

삼겹살!

이름만 들어도 돌아버릴것 같은 음식이다. 정말 삼겹살에 소주!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것 같았다. 다행이도 현욱이가 입국할때 들고온 소주가 있기때문에 삼겹살만 있으면 만사오케이! 하지만 인도에서 정말 구하기 힘들었다. 그들에게 삼겹살을 얘기해주며 이것만 만들면 가이드북에 소개되고 무조건 부자가 된다고 말하자 그들은 정말 기뻐했다.

삼겹살을 어떻게 만드냐고 묻는 그들에 질문에 현욱이와 우린 동시에 똑같은 대답을 했다.

- 노메이킹!
- 져스트 파이어 엔드 슬라이스 피그미트

그들은 너무나 기뻐한다. 심플한데 그렇게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냐고 계속 되묻는다. 한참 얘기하는데 콜라를 한병 가져다 준다, 우리가 알려줘서 고맙다고 서비스해주는줄 알았는데 계산할려고 하니까 돈 다 받을려고 하는거다. 결국 주문안했다고 서로 오해를 풀고 결국 그냥 서비스로 받았는데 정말 바보들이다. 몇푼안되지만 그냥 서비스라고 했다면 엄청나게 점수를 땃을것을, 돈 몇푼에 자기들이 쌓은 친절들을 한큐에 다 날려버리다니 이럴때면 참 한국바깥에 외국인들의 생각들이 어떤지 궁금해진다.


<< 쉬바게스트하우스 형제 >>

인생에서 이처럼 소탐대실로 중요한걸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그렇게 그들과 한참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밤이 깊었다. 바라나시 두번째 방문. 나에게 많은걸 느끼게 해주었다.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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